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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면아이 상처치료 김새해작가님X최희수소장님 방송 본 후 변화
    카테고리 없음 2020. 3. 18.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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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의 시작은,

    평소 돼지고기 목살을 좋아하던 저는 마켓컬리에서 돼지고기를 주문했습니다.

    당연히 구이용 돼지목살을 주문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음날 다시 주문서를 확인해보니

    구이용이 아닌 수육용으로 주문을 했더군요.

    그 순간 저는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아니 왜 구이용이 아니라 수육용을 주문한거지?

     

    수육을 해본 적도 없고

    이거 해먹으려고 이것저것 재료 사는데 또 돈 들어갈 생각을 하니

    화가 미친듯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속으로 병신같은 년, 주문하나 제대로 못하고 미치년...스스로에게 욕을 욕을 했습니다.

     

    너무 화가 나고 짜증이 나서 눈물이 났습니다.

    울다 보니 바로 다섯살 어린애가 튀어나와서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서럽게,

    다섯살 어린애가 튀어나와서

    속이 미어지도록

    서럽게

    서럽게

    울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발차기를 하면서 땡깡을 부리면서 으아아앙앙 하면서 울었습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들었던 모습인데.

    '너 어렸을 때,

    백화점 데려가면 뭐 사달라고 백화점 바닥에 드러누워서 맨날 땡깡부렸다'

    '그거 사줄때까지 너는 바닥에 누워서 일어나질 않았어.'

    .

    .

    .

    그러다가 갑자기 이런 말이 올라왔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거 갖고 싶어!!!'

    '내가 원하는 거 갖고 싶단 말이야!!!'

    '나 저거 사줘!!!'

    .

    .

    .

    아,,,

    이거였구나.

    난 한 번도 내가 원하는 걸 가져본 적이 없구나.

    왜 그 동안 내 삶의 결정적인 순간들에서 내가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왜 지금 내가 이모양 이 꼴로 살고 있는지,

    그 핵심 실마리 중 하나가 탁 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이거였구나.

    내가 원하는 걸 가져본 적이 없구나.

    난 내가 원하는 걸 갖지 못하는 사람이었구나.

    난 내가 원하는 걸 가지면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그러고선 한참을 울었습니다.

    우는 것은 고통스러웠습니다.

    몸 안에 저 깊숙한 어느 곳에서부터

    울음이 토하듯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속까지 쥐어 짜면서 우니까

    진짜로 몸이 아프고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

    .

    .

    그렇게 계속계속 울다보니,

    이런 말이 튀어올라왔습니다.

    '그래, 내가 인제 다 사줄게.'

    '언니가 다 사줄게.'

    '내가 인제 그거 다 사줄 수 있어.'

    '내가 너 갖고 싶은 거 이제 다 사줄게.'

    어떤 말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진 못하고 속으로만 내뱉었지만,

    그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는 순간

    고통스럽기만 했던 울음의 느낌이 바뀌었습니다.

     

    고통만 있던 울음에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해소되는 듯한 울음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 동안 또 계속 울었습니다.

     

    그렇게 계속계속 울고 나니,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게 이런건가?

    라는 느낌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냥 그 순간,

    아, 이런게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건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언어로 표현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랑'

    이라고 부르는 것이지, 이것은 그 이상이구나.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일종의 명상, 반수면 상태에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튀어올라오는데

    그것들을 그냥 다 꺼버리고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지만 그 이상인 것 같은

    그 상태에 계속 의식적으로 머무르려고 했습니다.

    .

    .

    .

    그렇게 한참 머물러 있다가 서서히 깨어났습니다.

    그러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아,

    이제부터 내가 원하는 걸 나에게 해줘야겠구나.

    .

    .

    .

    요즘 부쩍

    더 늦기 전에 이제부터라도 내가 원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뭘 좋아하는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서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진심으로 내가 원하는 걸 해주고 싶어지자,

    심플해졌습니다.

    그냥 어떤 결과가 안나와도 괜찮으니

    그때그때 해보고 싶은 거 하게 해주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이전에는 내가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첫째, 돈을 생각했고

    둘째, 그 돈을 써서 어떤 결과/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도 돈이 아깝고,

    이걸 해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지?

    어떤 효과가 있지?

    이 돈을 쓴 가치가 있었나?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뭔가를 돈 들여서 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낸 것이 아무 것도 없었고,

    그래서 항상 원하는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스스로에게 인색하고

    하고 나서도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돈이 아깝다. 내가 미쳤지. 그 돈을 그렇게 쓰다니..

    자책했습니다.

    .

    .

    .

    그런데 웃긴 것은,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이걸 해서 과연 어떤 결과를 내야 내가 만족하지?

    라고 했을 때 그 목표치가 명확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막연히,

    돈 쓴 효과가 있어야돼.

    라고만 했지,

    도대체 어떤 효과를 어떻게 내야 돈 쓴 보람이 있어지는 것인지

    제대로 생각도 안해봤던 것입니다.

    .

    .

    .

    그래서 일단 효과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해줘보기로 했습니다.

    그냥 이게 해보고 싶으니까.

    그냥 해보지 뭐.

    아주 작은 것 부터요.

    .

    .

    .

    그 동안 심리상담에만 천 만원 가까운 돈을 써가면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다시는 심리상담 따위에 돈을 쓰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름길은 없다,

    대면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심리상담가들이 저에게 그 동안 그렇게 많이 해왔던 말이라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대면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경험을 통해서

    하나씩,

    두려워하지 않고 대면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지름길은 없다,

    대면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

    .

    .

    진정으로 그렇게 해야만 된다는 것을,

    김새해 작가님과 최희수 소장님 방송을 보면서

    많이 느꼈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

    그렇게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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